[고현자 詩] 연민
고현자 시인 | 입력 : 2022/03/26 [04:54]
연민
/ 고현자
떨어지는 봄 볕 뒤에
그분의
냄새가 숨어 있었나 보다
아주 착한 온기는
보리꽃이 만발하고
날을 세운 바람 떠난 자리에
조용히 누워계신다
맑은 연둣빛 생명의
익숙한 숨결 보고 있노라니
전부가 백색의 음성으로
머리끝을 오간다
흘러내리는 생각이
잊혀가는 그때 그날을
심하게 따뜻한 그늘로 채우고
깊숙이 품은 따스한 웃음소리가
온전한 그의 발걸음이시다
해가 넘어가는 소리도 없는
어둑해진 저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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