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자 詩] 포도
고현자 시인 | 입력 : 2021/08/02 [18:23]
포도
고현자
불붙은 뙤약볕 아래
꽉 막힌 종이봉지가
현기증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생명줄 모질게 걸어놓고
녹색 분말 먹은 하얀 고깔
우주에 존재하는
온갖 사물과 현상을 머리에 이고
잘 숙성된 알몸을 만들고 있다
허리 굽혀 발밑을 구도하는
낭랑한 여름새의 목탁 소리
종일토록 등줄기를 타고 오르내린다
온몸을 태워
세상 다 품어줄 수 있는
향로 위의 연기처럼
열반한 검붉은 알알이
속세의 인연들은
사나운 입속으로 맛있게도 질주하겠지
발갛게 쏟아 내리는 계절
허기진 포도밭이 묵언 수행 중이다
늘 고행하는 수도승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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