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달주의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전에 나의 할아버지 당시 세상이 얼마나 한심했는지 한 번 더 알려줘야겠구나.
사실 겉으로만 보기에는 그런대로 괜찮은 세상이라고 볼 수 있었을 것 같았지. 한 이백년 정도 과학기술이 급격히 발전해서, 일차 세계대전 이후 불과 백여년 사이에 그전에는 단지 상상만 했을 뿐인 많은 새로운 발명품들과 생활방식들이 연달아 탄생했지.
가장 알기 쉽게 눈에 띄는 건 역시 모든 면에서 기계화가 이루어졌다는 거겠지. 물론 지금은 거기에 대한 반성과 합리적인 탈(脫)기계화 운동이 보편화되었지만 말이야.
그 중에서도 대규모 운송수단의 발달과 개인적 교통수단인 자가용차의 발달은 누가 보기에도 인류생활의 진보를 보여 주는 확실한 증거였어. 거기에다가 컴퓨터가 등장해서 인류의 자부심을 한껏 부풀렸지. 우주정거장을 만들고 우주탐사선들을 연이어 태양계 바깥 공간으로 날려 보내면서부터는 마침내 인류가 우주의 절대적 관리자나 지배자쯤 된 것처럼 자만심이 한도 없이 부풀어갔었지.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마치 한여름밤의 짧은 꿈처럼 사그라지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어. 그건 엉뚱한 데서 시작되었는데, 바로 인간이 과학기술과 발달한 의학지식으로 마침내 정복했다고 믿고 있던 괴질들이 연달아 출현한 거였지. 어디어 어떻게 생겨났는지 알 수 없는 괴질들이었던 거야. 아마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았던 깊은 오지에 감춰져 있던 병원체들이, 사람들의 경제적 활동에 따른 오지 개발로 인해서 사람들에게 접촉되면서 퍼지게 된 것 같다고 추리하게 되었겠지.
또는 우주선들이 지구보호막을 찢고 우주공간을 멋대로 드나드는 바람에 그야말로 미지의 외부세계에서 뭔가가 유입됐을 거라는 가설도 상당히 지지받았던 거고.
아니면 황금만능에 길들여진 탐욕스런 악덕자본가들이 발명해 낸 영구적 자본축적 수단이라고까지 여겨지기도 했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었겠지만, 말하자면 비밀리에 새로운 병원체들을 ‘첨단과학기술을 이용해서’ 만들어내고, 병원체의 확산을 통해서 전세계적인 공포분위기를 조장한 후, 거기에 맞는 백신이니 치료제니 하는 것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아닌가 – 하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많이 있었어. 말하자면 전세계적 괴질의 판데믹을 일상화시키고, 그에 따른 지속적이고 착취적인 전세계적 수익을 반복적으로 창출한다는 가설이긴 했지.
물론 그런 악랄한 일은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거였지만, 워털루전쟁을 전후해서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전세계적 부를 독점해 온 자들의 탐욕으로 볼 때 그다지 허무맹랑한 가설만은 아닐 수도 있었겠지. 그들의 상투적인 돈벌이 수단이었던 전쟁보다는 명분도 좋고, 비난도 안 받을 수 있고, 게다가 엄청난 수익성도 반복적으로 유지될 수 있었을테니까 말이야.
결국 인류역사상 최고로 과학과 이학이 발달했다는 세상에 살면서도, 대다수 사람들은 괴질에 대한 공포에 짓눌려 살아야했던 거지.
당시 한국인들은 그것 말고도 더 괴상한 일을 당하고 있었다고 해.
수억명의 목숨을 댓가로 치른 공산주의 실험이 비현실적인 것으로 판명되어 그 종주국이던 쏘비에트연방을 비롯한 수많은 공산국가들의 체제가 무너진 게 21세기를 십년 앞 둔 때였지. 그런데 그 후 한 세대(삼십년 정도)가 지나서 세계 어디에도 ‘제대로 된’ 공산국가를 볼 수 없게 된 당시에, 소위 ‘민주화 학생운동권’ 출신이라는 자들이 우여곡절 끝에 몇 년간이나 한국에서 권력을 쥐고 흔드는 ‘변란’이 발생했지. 마치 갑신정변 주모자들과 마찬가지로 우민관(愚民觀)에 쩌들어 있던 저들은, 입으로 온갖 미사여구와 요설(妖說)들을 늘어 놓으면서 국민을 현혹했지.
하지만 스스로 마치 정의의 사도처럼 믿는 것과는 달리 오직 권력과 탐욕을 만족하려는 일념으로 온갖 부정과 부패와 사기적 이력으로 오염되어 있던 그 자들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었겠니? 너무나 부패무능한 본색을 들켜 버린 그 자들은 그 더러운 권력과 탐욕을 계속 유지하려고 마침내 엄청난 부정을 저지르고 말았던 거야. 바로 민주주의의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제도를 전자개표 방식을 악용해서 부정선거를 저지르고 말았던 거지.
민주시민으로서의 최소한의 기본적 사회도덕성은커녕 온갖 비리에 쪄들은 작자들이 대통령직부터 입법부와 사법부의 중요한 직책들을 다 멋대로 쥐고 흔들고 있었으니 나라가 어떻게 되겠니? 그 자들은 심지어 당시 전세계적으로 대유행을 겪고 있던 코로나 팬데믹 사태까지 이용해서, 저들에게 항거할 만한 모든 집회를 막고 계속 권력을 장악하려는 또 다른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기도 했으니…
이 이야기는 너무 길어지니까 다음에 다시 이어서 얘기해줄게.
한국사회에서 벌어져왔던 그 모든 왜곡된 현상들은 결국 일제에 의한 국권침탈 이후 ‘제대로 된 교육’이 실종되었던 데서 누적되고 확대재생산되어 온 거라고 할 수 있었지. 그러니 양심적 민족사회를 건설하자면 제대로 된 교육이 무엇보다도 시급했고 – 그래서 그 한가지 방법으로 박달주의를 고안해내게 된 거지.
그럼 박달주의의 취지에 대해서 두어가지만 더 알아 보자.
* 박달(배달)길의 사상적 포용성
갖가지 주의․주장으로 숱한 분쟁들을 야기시켜 온 현 인류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그러한 사상들을 포용 내지는 통합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박달길은 세계적으로 크게 퍼져 온 사상들인 유교․도교․불교적 원리들을 이미 모두 체질화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며, 선(善)을 추구하는 모든 종교들의 핵심들도 모두 포용하고 있다. 삼국사에 실려있는 최치원의 난랑비서(鸞郞碑序)에는 다음과 같이 전해 오고 있다.
國有玄妙之道 曰風流 設敎之源 備詳仙史 實乃包含三敎 接化群生 且如 入則孝於家 出則忠於國 魯司寇之旨也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周柱史之宗也 諸惡莫作 衆善奉行 竺乾太子之化也
*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어서 풍류라고 하는데, 가르침을 베푼 근원이 선사에 상세히 구비되어 있으며, 실로 세가지의 큰 종교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뭇 생명들을 접하여 감화시키니 다음과 같다. (집에)들어서는 효도하고 나아가서는 나라에 충성하니 공자의 뜻이요, 하염없이 일을 하고 말없는 가르침을 행하니 노자의 가르침이요, 모든 악한 일을 아니 하고 뭇 선한 일들을 받들어 행하니 석가모니의 교화이다
이처럼 모든 인류의 위대한 사상들을 포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사상은 박달길 이외에 달리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상적․문화적 갈등에 의하여 분쟁으로 지새우는 현대의 인류사회에 있어서 박달길은 문자 그대로 '복음'이라고 할 수 있다.
* 박달(배달)겨레의 도의원리들
인간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이상 일정한 사회적인 규범들은 어디에서나 필요하다. 그렇다면 박달나라를 세운 박달임금의 가르침을 받아 반만년 이상 역사적 활동을 전개해 온 한겨레에게는 어떠한 사회적 규범들이 있었던가를 간략히 살펴 보자.
박달겨레의 사회적 규범으로서의 도의원리(道義原理)들은 무엇보다도 첫째 홍익인간, 둘째 세 뿌리사상의 큰 줄거리로부터 비롯된다. 그 도의원리들은 또한 보편적인 것․특수적인 것․개별적인 것 등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보편적 도의원리란 삼륜과 삼강을 말하는데, 삼륜은 애륜(愛倫)․예륜(禮倫)․도륜(道倫)의 세가지로서, 애륜은 한얼로부터 주어진 것이며, 예륜은 사람들끼리 정한 것이며, 도륜은 한얼과 사람이 같아지는 길로 나아가는 것을 말한다. 삼강은 세 윤리의 근본이 되는 것으로서, 부모와 자식은 사랑의 큰 벼리이며, 지도자와 민중은 예절의 큰 벼리이며, 스승과 제자는 도리의 큰 벼리로 삼는다. 도륜이란 곧 '한얼도리를 가르치고 배워서 한얼사람으로 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특수적 도의원리란 사회생활에 있어서의 기본적인 양식(良識)들을 뜻하는데, 즉, 겸손과 검소와 인자함 등이 그것이다. 또한 한민족이라면 누구나가 다 잘 알고 있는 세속오계는 사람마다 반드시 지켜야 할 필수적인 생활태도를 말한다.
인류사회를 풍미해 온 다른 모든 사상적․종교적 원리들은 모두가 단지 일부의 사람들만을 위한 것에 불과하지만, 박달겨레의 사상은 홍익인간의 큰 얼을 가지고 사람의 본성과 천성에 대한 깊은 인식 및 박달겨레의 유구하고 발전된 민본사회적 생활풍습 속에서 이룩되어 온 것으로서, 인류사회의 참다운 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박달길의 사상에 그 기반을 두고 인류평화를 위한 박달길을 현대사회에 적용하는 방편으로서 박달주의를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다.
********************** 할아버지가 박달주의를 최종 명칭으로 사용하게 된 건, 그 당시 ‘배달’이라는 용어를 어떤 상품 배달(配達) 업체들이 너무 혼잡하게 업체 이름으로 써먹고 있어서, 배달이라는 용어가 그런 업체들을 저절로 연상시켰기 때문이라고 들었다만...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달민족 역사와 문화 창달에 관심이 있는 평범한 시골의사 입니다.
서울중고-연대 의대 졸 단기 4315년(서1982)부터 세계 역사,문화 관심 단기 4324년(서1991) 십년 자료수집 바탕으로 영광과 통한의 세계사 저술 이후 우리찾기모임, 배달문화연구원 등에서 동료들과 정기 강좌 및 추가연구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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