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숨결을 찾아서
이하천(소설가)
나무여 우리를 고독하게 만드는 나무여 한겨울 모든 잎을 잃어버린 채 앙상한 몸체를 드러내고 그래도 꿋꿋이 희망을 등에 업고 새로운 명을 받들기 위해 힘겹게 산맥을 오르는 나무여 이제 우리는 저 나무와 같이 희망을 등에 짊어지고 시대의 명을 받기위해 힘겹게 굴곡진 역사의 산맥을 올라야 하나니 그러니 울지 말라, 그리고 고개를 들라 차차 솟아오를 새싹 같은 진실의 문을 향해 오늘도 어김없이 솟아오를 태양의 빛이 우리를 비추나니 그래서 꿋꿋이 잦아 올린 맑은 샘물 같은 희망을 떠서 한 모금 또 한 모금 우리의 타는 목을 적실 것이니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가슴으로 가볍게 날아들 저 희망의 뜨거운 숨결이니 오~역사의 신이시여 오~겨레의 신이시여 눈 먼 자들의 도시처럼 캄캄한 덫에 갇혀버린 겨레의 숨결을 구하기 위해 무엇을 어찌해야 하나이까 이제는 이 비극적인 역사의 현장을 놓고 우여곡절 끝에 힘겹게 올라온 발걸음을 멈출 수는 없는데 갈 길은 멀고 바람은 불고 사나운 적폐들은 앞을 가로막고 그래서 한 가지 제안 하노니 너무 힘들면 차라리 쉬었다 가자 그래서 계속 진군할 수 있도록 힘을 비축하자. 그러니 울지 말고 고개를 들라 패배감과 분노는 더 이상 도움이 안 된다 차라리 겨레의 구성진 목소리로 적폐들을 물리칠 수 있으니 보라 그래서 우리는 다시 진군할 힘을 얻을 것이니 우리는 다시 희망으로 겨레의 숨통이 터지도록 할 수 있으리니 그래서 우리는 반드시 저 산맥을 넘을 것이니... 막혀 있는 겨레의 숨결을 뚫어낼 것이니... <저작권자 ⓒ plus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소설가이며 문화비평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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