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에 닿는 법
김명숙
내 머리에는 뿔이 달렸어 헤엄치다 보면 나의 블랙홀에 먹잇감이 포획되곤 하지 하루가 무료해지면 지그시 눈을 감고 바닷물에 몸을 맡겨 파도에 이리 저리 밀리고 밀리다 보면 어느새 나는 독도에 이르러 눈을 뜨지 비행청소년은 괜히 생기는 게 아니야 이성을 억누르지 못할 때 비행은 시작되는 거지 그럴 때 설왕설래가 우후죽순으로 자라곤 해 나도 비행청소년이 되고 싶어 허튼소리 해대는 놈들을 이 뾰쪽한 뿔로 냅다 들이받고 싶어 나의 깊고도 둥그런 블랙홀에 빨아들여 몇 날 며칠을 되새김질 해가며 잘근잘근 씹어 먹고 싶어 하지만 영양가 없는 말들로 내장을 채우고 싶진 않아 코도 풀지 않고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는 저들 종국엔 세종대왕도 저들의 왕이라고 우겨댈게 뻔해 차라리 그 검고 흉악한 속내를 갈매기 먹이로나 던져줄래 비수 같이 푸른 독도의 바닷물로 괭이갈매기의 부리를 닦게 할래.
*2018년 제8회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 특선작
김명숙 시인
프로필
*시인, 아동문학가, 제1회 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 등단 *시집 <그 여자의 바다> 문학의 전당. 2011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 "새싹" 저자 *가곡 41곡/ 동요 70곡 발표 *제54회, 57회 4.19혁명 기념식 행사곡 "그 날" 작시 *제60회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 "영웅의 노래" 작시 *수상: 부천예술상, 한국동요음악대상, 창세평화예술대상, 문예마을 문학상, 도전한국인상, 제5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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